[신문으로 공부합시다]세상을 비춰주는 신문 활자
2019-03-05

학습도구·자료의 보고 등 역할 다양
어르신들 치매 예방에도 큰 도움 줘


약속의 시간에 언제나 내 집으로 오는 신문을 받는다. 그 작고 가벼운 지면에는 이 세계가 담겨 있는 것을 본다. 신문은 모든 독자에게 꼭 같은 것을 보여준다. 그렇지만 그것을 받아들고 읽는 사람들의 생각이나 눈높이나 관심사에 따라 신문의 활자가 밝혀주는 빛의 강도는 달라진다.

관심의 각도와 마음의 평정이 비뚤어지면 역설적인 답변을 늘어놓으며 세상을 꾸짖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평화롭고 기분이 가벼운 날이면 삽화로 실린 꽃과 대화를 할 수도 있다. 이렇게 우리 일상의 생활 속에서 함께해 온 신문은 학생들에게는 학습의 도구가 되기도 하고 오래전 자료를 찾는 사람들에게는 귀한 보물이 되기도 한다. 역사의 한 편처럼 이어져오는 신문이 매일매일을 이어오는 끈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끈을 잡고 살아가면서 아이는 어른이 되고 꿈을 이뤄간다.

오래전 어린이신문을 읽으며 자란 딸아이의 일기를 펼친다. 그 아이의 일기에서 읽은 그 시대의 상황이 재미있다. 초등학교 어린이였던 아이는 88올림픽으로 서머타임을 하는 상황이 밉다고 써 놨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싫었던 때문이다. 그리고 국회의원 선거일에는 00당이 이길까? 00당이 이길까를 궁금해하며 쓴 동시가 있다. 그때 아이가 어린이신문에서 그날의 사건과 중요한 일과들을 읽어내지 않았다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어느 날의 일기에서는 신문에 실린 어느 동시를 베껴 놨다. 그러면서 `나도 그렇게 쓸 수 있을까' 소망을 표현하기도 했다. 신문은 아이들의 가슴속에서 물결이 일듯 느낌을 일깨워줬다. 때문에 생각들을 나열할 수 있어 기록이 되게 한 것 같다. 어느 치매교육에서 들은 이야기가 떠오른다. 치매를 방지하기 위해 신문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신문을 펼쳐놓고 읽어 내려가며 그날 선택한 단어나 글자를 찾기 시작한다. 동그라미를 그려가며 읽어간 페이지의 모든 동그라미를 다시 선으로 이어간다. 그리고 그 선을 모두 이어서 생긴 모양을 다른 종이에 그려보며 생각을 정리한다는 방법이다.

글을 읽기 위해 눈동자를 굴리고 뇌를 활동하게 한다. 펜을 쥐고 동그라미를 그리기 위해 손가락이 근육 운동을 한다. 동그라미를 잇는 선을 긋고 생각을 정리하는 일이 어떻게 치매 예방이 되지 않을 수 있을까? 활자 하나하나가 아이에게는 이 넓은 세상을 펼쳐주는 별이 돼 빛나듯 어르신들에게는 흐려지는 두뇌에 반짝이는 별빛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모두에게 귀중한 자료가 되는 신문이 매일 아침마다 아이들의 책상 위에서 놀이터가 되듯 어르신들의 거실에서도 동네 한 바퀴를 돌아 나오는 것보다 더 힘찬 운동의 터가 되기를 바란다. 신문의 활자가 어디에서나 어느 손에서나 가볍게 받아 들고 빛을 볼 수 있는 별들이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