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으로 공부합시다]객관식 사고 과감히 벗을 때

학생활동중심 수업 통해 창의융합형 인재 키워야

2017-12-26

“한국교육은 20년 동안 바꿔야 한다고 외칠 뿐 변한 게 없다. 한국교육은 정보의 바다에 빠져 있는 아이들에게 계속해 더 많은 정보를 퍼붓고 있다. 정보를 분석하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교육을 해야 한다.”

이스라엘 창의교육 전문가 아리엘리 회장이 던진 말이다. 지나친 말이 아니다. 창의융합형 인재를 요구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학교교육은 여전히 객관식 사고에 머물러 있다. 이른바 다섯 개의 선택지 중에서 하나를 고르게 하는 교육은 전체주의식 사고 교육이다. 오로지 하나의 답만 요구하는 교육은 다양성을 추구해야 하는 창의융합 시대에 걸맞지 않은 교육이다.

이제 가르치지 말고 학생들이 주도해 문제를 해결하고 발표하게 해야 한다. 객관식 평가에 머물지 말고 다양한 생각을 쏟아내게 하고, 납득할 수 있으면 인정해 줘야 한다. 개인이 지닌 다양한 역량을 무시하고 오로지 하나의 답만을 요구하는 객관식 교육은 이제 제발 막을 내려야 한다.

“이제 납득답 시대다. 납득할 수 있으면 답으로 인정해 줘야 한다.” 일본 교육 개혁을 주도하고 있는 이치조고등학교 후지하라 가즈히로 교장이 강조한 말이다.

이 말처럼 드디어 주입식 교육의 대명사 일본이 객관식 평가를 포기하기로 했다. 국어, 수학부터 정답 없는 서술형으로 출제하고, 토론 중심의 국제 바칼로레아(IB)를 내년까지 초·중·고교 200여개 교에 도입하기로 했다. 읽고 쓰고 토론하는 교실수업을 위해 과감하게 객관식 사고에서 벗어난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가 남았다. 객관식 성적으로 한 학생의 역량을 인정하는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활동과 체험을 통해 이해한 것이 산지식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학생활동중심수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시급한 일이다. 다행히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중·고등학교에서 시행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은 학생활동중심 수업에 기초한 창의융합형 인재 육성을 위해 등장한 것이다. 하지만 일선 학교에서 이를 제대로 시행하지 않으면 빛 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이런 변화를 신문활용교육(NIE)도 담아내야 한다. 학생활동중심의 창의융합형 신문활용교육이 될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한다. 시대 상황에 알맞은 활동지도안을 만들어야 한다. 학생들의 역량을 다양한 평가요소로 측정하고 피드백할 수 있는 루브릭도 개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신문활용교육도 박제된 교육으로 전락할 것이다. 전문가 그룹을 만들어 시대 상황에 맞는 신문활용교육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언론계와 교육계가 손을 맞잡고 문제 해결을 위한 방향성 모색을 지금 당장 해야 한다. 객관식 사고에 머물러 있으면 창의융합을 원하는 세상에 미아로 전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권영부 동북고 수석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