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으로 공부합시다]독서법부터 바꿔라

이정균 (사)책따세 이사·초등 출력 독서 저자

2017-05-30

기존의 묻지마 암기식의 독서 방법
책 많이 읽어도 새 가치 창출 못해
자신만의 생각 담긴 출력형 독서를


책에 대한 우리의 감정은 참으로 복잡하고 다양하다. 누구는 책으로 승리했지만 누구는 책으로 망했다고 말한다. 신기한 것은 이 땅에 사는 20대 이상의 세대들은 공부를 하고 있는 10대들에게 다 같이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렇다면 20대 이상의 세대들이 왜 자신의 후배나 자식들에게 독서를 강조하고 있는가? 간단하다. 세상에 나와 살아보니 독서만큼 더 귀하고 중요하고 가치 있는 것이 없다고 느낀 것이다.

이런저런 이유 등으로 우리는 책을 많이 읽으면 훌륭한 사람이 되는 줄로 알았다. 안 그런가? 대부분 사회적 성공자들은 모두 어려서부터 독서광 이었고 세계 어느 나라의 어떤 분야의 사람도 책을 떼어 놓고 이야기하기 어렵다고 했다.

수년 전부터 학교마다 독서 교육이 불었다. 예산도 집중해서 더 배정했다. 온갖 다양한 독서활동이 여기저기서 펼쳐졌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가 기대하는 산출이 보이지 않았다. 엄청난 인력과 예산과 책들이 인풋되었지만 보기 좋은 출력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토론을 잘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훌륭한 인성의 변화나 태도의 변화, 사회적인 교양 수준이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수준도 아니다. 대체 얼마나 더 읽어야 한단 말인가? 입력에 우선해 읽고 그것을 잘 암기해 교과서대로 말하거나 쓰면 그것이 답이고 진리였다. 그래서 교과서 말고 다른 책을 보면 반드시 이런 말을 들었다. `이 녀석이 시험 때 책을 읽네? 정신이 있어 없어?' 상상해 보자. 그럼 언제 읽어야 한다는 말인가?

아무리 많이 읽어도 바르게 출력되지 않고 쌓인 것은 다 썩었다. 오히려 자기 이익의 수단으로 활용했고, 기대하는 성숙한 독서가 되지 못했다. 입시를 위해 읽었고, 자소서 작성에 필요해 읽었다고 기재했다. 독서 골든벨의 1등이 정말로 책을 잘 읽은 학생인가? 아니면 정해준 책을 문제집처럼 공부한 학생인가? 그 결과는 어떤가?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내 안으로 들어오는 모든 정보는 내 생각과 의견과 주장을 남과 이야기하고 비교하고 드러내어 더 많은 가치를 생산하기 위한 것으로 바꾸어야 한다. 즉, 독서는 이제 입력이 아니라 출력이 돼야 한다.

내 생각을 바탕으로 남과 싸워서 이기고 지는 승패를 가르는 대립 토론에서 벗어나야 하고 자신만의 감정을 담은 독후감이 아닌 다른 사람과의 의사소통을 위한 글이 돼야 한다. 책 읽기 전의 나는 책을 읽고 난 후의 나와 달라야 한다. 마찬가지로 좋은 독서란 이젠 많은 것을 입력한 독서가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남의 생각과 주장과 연결해 새로운 가치로 만들어 내는 출력형 독서가 돼야 한다.